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와 함께한 지 어느덧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사실 전기차를 구매하게 된 건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테슬라라는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 친환경적이라는 메시지,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처음 차를 받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 소리 없이 움직이는 자동차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서 시동이 걸렸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페달을 밟으면 쓱 하고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꼭 SF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환상 같은 첫인상은 서서히 현실적인 불편함에 묻혀가기 위해 시작했다.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승차감이다. 모델 Y 퍼포먼스는 이름처럼 성능 중심의 차량이다. 서스펜션이 딱딱한 편이라 도로 위의 작은 요철이나 움푹 팬 구덩이를 지날 때마다 온몸으로 그 충격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이 딱딱한 승차감은 점점 더 크게 다가왔다. 1~2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몸이 굉장히 피곤해지고, 뒷좌석에 탄 승객들도 하나같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두 번째로는 소음 문제였다. 사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엔진 소리가 없다 보니, 그 외의 잡소리나 외부 소음들이 더 선명하게 들렸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풍절음이 매우 심했다. 고속도로에서의 바람 소리는 라디오나 음악을 듣고 있을 때도 분명히 들릴 정도로 컸고, 가끔 창문이 조금 열린 게 아닌가 싶어서 몇 번씩 확인하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 때문에 추가로 방음 작업을 해야만 했다.
배터리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현실적인 단점이다. 테슬라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배터리 기술이 뛰어난 편이지만, 겨울철에 들어서면 그 우수한 배터리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예상 주행 가능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 때문에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잦았다. 충전소에 들러 충전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충전소가 부족한 지역을 여행할 때는 언제 배터리가 방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따라다녔다.
다음으로는 내장 품질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 차를 받았을 때 깔끔한 최소 주의 디자인에 만족했지만, 점점 운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테리어 곳곳의 품질이 실망스러웠다. 대시보드와 문 패널의 연결 부분에서 들리는 잡소리는 주행의 만족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고, 플라스틱 마감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세세한 곳에서 실망하게 됐다. 몇 번이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했고, 서비스센터 방문 예약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 예약하기 위해선 최소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서비스센터의 부족한 인프라는 테슬라의 큰 약점이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테슬라 서비스센터는 집에서 차로 1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있다. 가까운 정비소에 갈 수 없으니 간단한 점검도 상당히 불편했고,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만 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국적으로 넓게 퍼져있는 서비스망을 생각하면 테슬라가 아직 국내에서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 자율 주행 기술은 분명 뛰어나다고 평가받지만, 실제로 한국의 도로 환경에서 이 기술을 쓰다 보면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했다. 고속도로에서 급작스럽게 차선이 바뀌거나 합류 구간에서 시스템이 종종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차선 인식이 불안해 운전자가 자주 개입해야만 했다. 분명한 건 아직 한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이다.
유지 관리 비용 역시 예상보다 높았다. 전기차는 유지비가 싸다고 했지만,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의 경우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가 빨리 닳아서 교체 주기가 짧았다. 특히나 퍼포먼스 모델은 타이어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 비용 부담이 더 컸다. 교체 비용과 주기를 따져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또 다른 문제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들 수 있다. 테슬라의 대형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고 편리해 보였지만 실제로 사용하면서 시스템이 멈추거나 재부팅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특히 주행 중 갑자기 화면이 꺼지면 불안감이 상당히 커지고, 그럴 때마다 차량을 잠시 세우고 재부팅을 기다리는 과정은 상당히 불편했다.
마지막으로, 차량의 초기 품질 관리 문제는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량을 인도받을 당시 여러 곳에서 도장 불량이나 단차 문제를 발견했고, 이에 따라 추가 방문이 필요했다. 차량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 부분에서 테슬라는 앞으로 반드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타면서 겪은 현실적인 불편함과 단점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장점도 많은 차량이지만,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런 현실적인 부분까지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모든 사람에게 완벽할 수는 없으며, 자신에게 맞는 차량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내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내가 느낀 솔직한 경험과 정보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내가 경험한 정보를 꾸준히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