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굵지 않지만 멈추지 않는, 적당히 조용하고 은근한 비. 이런 날엔 어딜 나가기보다는 그냥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이 더 좋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의 조용한 실내는 빗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려주는 공간이 된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비 오는 날 운전은 늘 번거롭고 긴장되는 일이었고, 차 안은 잠시 머물다 가는 장소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차 안에서 느긋하게 앉아 빗소리를 듣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차를 타고 한적한 공원 근처로 갔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평일 오후, 나무들은 젖어 있고, 벤치엔 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차를 멈추고, 시트를 뒤로 젖혔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선 잔잔한 재즈가 흐르고, 와이퍼는 천천히 유리를 쓸고 있었다. 유리창을 타고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