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잔량 10% 이하입니다. 가까운 충전소로 이동하세요.” 알림음과 함께 화면에 커다란 경고 메시지가 떴다. 순간, 심장이 한 번 내려앉았다. 그날 나는 생각보다 멀리 나갔다. 계획보다 길어진 일정, 예상치 못한 회의, 돌아오는 길의 정체. 습관처럼 “다음에 충전하지 뭐”하고 넘겼던 것이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 도심 한가운데, 퇴근 시간, 배터리 잔량은 3%. 그리고 그 아래엔 빨간색으로 ‘남은 주행 가능 거리 11km’라는 숫자가 떴다.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가장 가까운 슈퍼차저는 7.8km 거리. 가능은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신호 대기, 오르막 구간, 혹시 모를 우회 때문에 머뭇거릴 수는 없었다. 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