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난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처음 인도받던 날,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설렜다. 미래에서 온 물건 같은 미니멀한 디자인에 반했고, 조용히 움직이는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출발에 감탄했다. 처음으로 전기차의 스티어링 휠을 잡은 내 손에는 약간의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고성능 모델이 주는 기대감과 ‘정말 내가 이 차를 몰고 있는 게 맞나’ 싶은 실감 나지 않는 행복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몇 달이 지난 지금, 모델 Y 퍼포먼스와 보내온 일상은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이 차는 내게 그저 스펙상의 숫자가 아닌 경험으로 다가왔다. 장거리 여행에서 느낀 든든함, 출퇴근길 도심 주행의 편리함, 충전소에서 보낸 여유로운 순간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짜릿한 전율, 그리고 유지비를 계산하며 느낀 안도감까지 – 모든 순간들이 하나의 스토리가 되었다. 너무 건조한 기술 설명보다는, 직접 운전하며 얻은 감정과 체험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후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장거리 주행 경험
처음 이 차로 먼 길을 떠나기 전에는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됐다. 전기차로 장거리 여행을 과연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까?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km에 달하는 거리를 모델 Y 퍼포먼스로 달려보기로 한 것이다. 출발 전 밤새 배터리를 100% 충전해 두었지만, 혹시 중간에 배터리가 부족해 서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으니 차가 알아서 경로 상 필요한 충전 장소와 예상 잔여 배터리까지 계산해 주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고, 전기차와 함께하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원하게 달리면서 모델 Y 퍼포먼스의 진가를 느꼈다. 차는 꾸준히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고속주행 시 노면에 단단히 붙어가는 느낌이 들어 차선 변경이나 코너에서도 큰 불안감이 없었다. 퍼포먼스 모델이라 서스펜션이 일반 모델보다 조금 더 단단한 편인데, 오히려 이러한 단단함 덕분에 고속에서는 차체를 잘 지지해 주어 안정감을 줬다. 도로의 요철을 지날 때 약간 탄탄하게 느껴지긴 해도, 전체적으로 차가 흐트러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에 신뢰가 갔다.
중간에 한 차례 충전을 위해 휴게소에 들렀다. 남은 배터리가 약 20% 정도였는데, 마침 근처에 테슬라 슈퍼차저가 있었다. 충전기에 차를 연결하고 약 25분 남짓 쉬는 동안 배터리는 80% 이상으로 금방 채워졌다. 그 사이 가볍게 스트레칭도 하고 커피도 한 잔 즐겼다. 충전이 끝나고 다시 주행을 이어갔을 때, 예상보다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배터리 잔량에 대한 불안은 충전소에서의 짧은 휴식으로 해소되었고, 오히려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 번 충전한 덕분에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고, 도착 후에도 배터리가 조금 남아있어 마음이 든든했다.
장거리 운전에서 가장 크게 체감된 장점 중 하나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활성화한 오토파일럿은 차량이 차선을 중앙에 유지하며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었다. 덕분에 수 시간 운전하면서도 운전자의 피로도가 확연히 줄었다. 물론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기에 내가 돌발 상황에 대비해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만, 핸들과 페달에서 한시라도 발을 뗄 수 있다는 것은 생각以上으로 편안했다. 특히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차가 스스로 부드럽게 곡선을 따라 달리고, 앞차 속도에 맞춰 감속했다가 차선 변경까지 매끄럽게 해줄 때면 기술의 발전에 살짝 감동마저 느꼈다. 장거리 여행을 마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예전에 내연기관 차로 같은 거리를 달렸을 때보다 피로감이 훨씬 덜함을 몸소 느꼈다. 몇 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고 있었는데도 목과 어깨가 비교적 가벼웠고, 이는 오토파일럿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 속 운전
모델 Y 퍼포먼스와 함께하는 일상 주행은 매일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다. 이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아침 시동 과정이 너무나 조용하고 간편하다는 것이다. 출근길에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 차가 잠에서 깨듯 준비 완료되는 모습은, 마치 스마트폰을 켜는 것처럼 현대적이다. 엔진 시동음을 기다릴 필요 없이 찰나의 정적 속에서 부드럽게 출발하는 느낌은 매일 아침을 신선하게 시작하게 해준다. 거리를 지나며 가속 페달을 밟을 때도 모터의 윙- 하는 작은 소리 외에는 조용히 미끄러지듯 나아가니, 번잡한 도심 속에서도 혼자만의 평온한 버블 안에 있는 기분이다.
복잡한 도로에서의 주행도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적다. 처음엔 약간 낯설었던 원페달 드라이빙에도 금방 익숙해졌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나아가고 발을 떼면 회생제동으로 속도가 줄어드니, 신호에 멈출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이 덕분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운전이 한결 편해졌다. 예전에는 교통 체증 속에서 잦은 브레이크 조작 때문에 발목이 피곤하곤 했는데, 이젠 발 한 번 움직이지 않고도 차가 속도를 줄여 서니 운전에 여유가 생긴다. 운전 스타일도 달라졌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고 페달 하나로 부드럽게 속도를 조절하다 보니, 자연스레 더욱 여유로운 운전을 하게 되었다.
출퇴근길 정체 구간에서는 다시금 오토파일럿의 도움을 받는다. 시속 10~20km로 서행하는 막힌 도로에서 차가 앞차를 인식해 스스로 천천히 따라가고 멈춰 주니, 발로 브레이크와 엑셀을 번갈아 밟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물론 완전히 긴장을 놓을 수는 없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지만, 차가 알아서 가다서기를 반복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인 부담이 줄었다. 퇴근길 지친 상태에서 특히 이 기능이 고마운데, 차가 대신 운전의 단순노동을 해주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라디오를 듣거나 주변 풍경을 한숨 돌리며 볼 여유도 생겼다. 예전에는 집에 도착하면 녹초가 되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교통체증도 한결 덜 짜증나게 느껴진다.
일상에서 느끼는 편리함은 운전 그 자체만이 아니다. 가장 크게 와 닿는 변화는 주유소에 갈 일이 없다는 점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주차장에서 간단히 케이블을 꽂아 두는 것으로 하루 일이 마무리된다. 그러면 밤새 차가 조용히 충전을 마치고, 다음 날 아침엔 다시 배터리가 가득 찬 상태로 출발할 수 있다. 주말마다 주유소에 들러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니 삶의 작은 루틴이 바뀐 셈이다. 마치 스마트폰을 자기 전에 충전해두고 아침에 100% 배터리로 시작하는 것처럼, 차도 항상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준다. 덕분에 연료를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혹시 기름이 떨어질까 불안해하는 일도 없다. 이러한 사소한 편리함의 축적이 전기차를 타면서 누리는 큰 장점 중 하나라는 걸 일상을 통해 깨닫고 있다.
충전 경험
충전은 전기차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기에, 모델 Y 퍼포먼스를 운행하며 겪은 충전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다행히도 필자는 개인 주차 공간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해 두어, 평소에는 집에서 천천히 충전을 해놓는 편이다. 매일 밤 차량을 콘센트에 연결해 두면 아침까지 충분히 충전되기 때문에, 일상 주행에서는 배터리 잔량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만약 집에서 충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실제로 주변을 찾아보니 아파트 단지나 회사 건물, 대형마트 주차장 등 곳곳에 공용 전기차 충전기가 꽤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가끔 장거리 이동 후 배터리가 부족해진 상태로 귀가해야 할 때는 근처의 급속 충전소에 들러 20~30분 정도 충전을 하곤 했다. 충전 시간 동안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면 차량은 다시 수십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를 얻었다. 충전 비용도 그리 부담되지 않았는데, 이런 짧은 충전으로도 몇 천 원 남짓한 전기요금만 나올 뿐이었다. 휘발유를 넣었다면 만 원 단위로 지출되었을 텐데 말이다. 이렇듯 전기를 에너지로 채운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장거리 여행 중 이용했던 테슬라 슈퍼차저는 충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주었다. 처음 슈퍼차저에 차를 몰고 들어갔을 때, 특별한 회원카드나 앱 조작 없이도 케이블을 꽂는 즉시 충전이 시작되는 모습에 감탄했다. 차량과 충전기가 통신하여 자동으로 인증과 결제가 이뤄지니, 번거로움이 전혀 없었다. 슈퍼차저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여 배터리 잔량이 낮을 때는 충전 속도가 정말 빠른데, 화면을 통해 보니 1분에 수 km씩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20% 남짓이던 배터리가 순식간에 50%, 60%를 넘어서는데, 전기차의 첨단 기술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충전이 진행되는 동안 차 안에서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에어컨을 켜놓은 채로 음악을 듣거나 넓은 화면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으니, 마치 휴게실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충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주유소에서 주유기를 잡고 몇 분간 멍하니 기다리는 게 전부였는데, 이젠 충전 시간을 나를 위한 휴식 시간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물론 충전 문화에 적응하면서 느낀 점도 있다. 주유소처럼 5분 만에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에, 충전 시간을 염두에 둔 운행 계획이 필요했다. 처음 장거리 운전할 때는 “어디서 몇 퍼센트까지 충전하고 가야겠다” 하고 일정을 짜는 게 어색했지만, 몇 번 경험하고 나니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남은 배터리를 수시로 확인하며 “이 정도면 다음 충전소까지 충분하겠다” 하고 판단하는 새로운 운전 습관도 생겼다. 이는 전기차를 타는 사람만이 겪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인데, 불편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한 번은 연휴에 전기차 이용자가 많아 고속도로 충전소에서 잠시 대기한 경험도 있었는데, 10분 정도 기다려 충전했다. 그때 “전기차가 정말 많이 늘었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인프라가 더 확충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대기 시간까지 포함해도 충분히 일정에 여유가 있었고, 서두르지 않는 여행을 즐기게 된 셈이다. 이제는 충전조차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전기차 생활에 완전히 녹아든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실내 만족도
모델 Y 퍼포먼스의 실내 디자인과 공간은 첫눈에 봤을 때부터 기존 자동차들과는 많이 달랐다. 대시보드에 버튼이나 계기판이 거의 없고, 중앙에 커다란 15인치 터치스크린이 차량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었다.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이 미니멀한 구조가 낯설어서 “어디를 봐야 하지?”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내 탁 트인 전면 유리창과 깔끔한 실내 레이아웃이 주는 개방감에 빠져들었다. 운전 중 전방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적으니 길 위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소재나 마감 품질에 대해서도 걱정이 있었는데, 내 차의 경우 눈에 띄는 단차나 결함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손이 닿는 부분의 촉감도 부드럽고, 가죽 시트의 마감도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덕에 탈 때마다 기분이 산뜻해진다.
모델 Y는 실내 공간 활용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SUV답게 좌석 위치가 조금 높아 시야도 좋고,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여유로워 장시간 앉아 있어도 답답하지 않았다. 뒷좌석에 성인 둘이 타도 넉넉했고, 가운데 좌석 바닥도 완전히 평평해서 3명이 타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가족을 태우고 드라이브할 때 모두 쾌적하다고 평했고, 특히 차멀미를 호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시트 착좌감도 푹신함과 단단함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장거리 주행 시에도 허리가 크게 피로하지 않았다. 전동 시트 조절을 통해 내 체형에 딱 맞는 운전 자세를 찾을 수 있었고, 메모리 기능으로 설정을 저장해두니 운전할 때마다 미세 조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수납 공간 역시 일상을 편리하게 만든 요소다. 뒷좌석을 접으면 해치백 스타일로 트렁크 공간을 매우 넓게 활용할 수 있는데, 이삿짐이나 캠핑 장비처럼 부피 큰 짐도 거뜬히 실었다. 실제로 지난달 캠핑을 갈 때 텐트, 쿨러 박스, 의자 등 짐을 가득 싣고도 공간이 남아 놀랐다. 트렁크 바닥 아래 숨겨진 별도의 수납공간에는 차량용 공구나 여분의 신발, 유모차 바퀴 같은 것들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어 유용했다. 보닛 아래에 있는 **프렁크(Frunk)**도 뜻밖에 요긴하다. 장을 보고 나온 식료품 봉투를 프렁크에 넣으면 트렁크보다 청결하게 운반할 수 있었고, 비가 오는 날 우산이나 젖은 물건을 따로 넣어 둘 수도 있었다. 이렇듯 곳곳에 숨은 수납 아이디어들은, 모델 Y가 겉보기보다 훨씬 실용적인 차임을 보여준다.
실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다. 차 천장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오고 밤에는 별빛을 볼 수 있다. 달리는 동안 문득 위를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이나 빗방울 떨어지는 유리창이 시야에 펼쳐져, 운전 중에도 자연과 함께하는 느낌을 받는다. 한여름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유리 지붕 때문에 차내가 조금 더워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자외선과 열 차단이 제법 잘 되어있어서 창문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켜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개방감과 채광을 동시에 잡은 이 디자인은 탑승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와 편의 기능들도 실내 만족도를 높여준다. 터치스크린으로 공조,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거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데 처음엔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젠 터치 몇 번으로 차량 설정을 바꾸는 일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진다. 화면 인터페이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직관적이라 금방 손에 익었고, 주행 중에도 시인성이 좋아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어느 날은 업데이트 후에 화면 UI가 싹 바뀌고 한국어 음성인식 기능이 향상돼 있어 놀랐고, 또 다른 날엔 게임이나 OTT 앱 지원이 늘어나 있기도 했다. 차를 살 때의 모습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업그레이드되어 가는 경험은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또한 스마트폰 앱과의 연동으로 원격에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출발 전에 미리 앱으로 에어컨을 켜서 차안을 시원하게 해두거나, 주차해둔 위치를 앱 지도로 쉽게 확인할 때 기술의 편리함을 톡톡히 느끼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요소들 덕분에 모델 Y 퍼포먼스의 실내는 전통적인 자동차라기보다 커다란 스마트 기기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 스마트 기기 안에서 느긋하게 음악을 듣거나 통풍 시트를 켜고 앉아 있으면, 이동 시간마저도 소중한 내 공간에서의 휴식 시간처럼 느껴졌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모델 Y 퍼포먼스의 오디오 시스템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14개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차에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데, 음량을 높이지 않아도 입체감 있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보면 저음은 단단하게, 고음은 깨끗하게 표현되어 차 안이 작은 콘서트홀처럼 느껴졌다. 엔진 소음이 없는 덕에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가끔 차를 몰지 않고 주차장에 세워둔 채로 노래를 감상하기도 할 정도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 이처럼 감성을 만족시키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매일 이 차를 탈 때마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퍼포먼스 주행의 짜릿함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강력한 성능이다. 특히 가속력에서 오는 짜릿함은 몇 번을 경험해도 질리지가 않는다. 처음으로 빈 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듀얼 모터가 엄청난 토크를 쏟아내자, 차는 화살처럼 앞으로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속도계 숫자가 올라가며 불과 3초 남짓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했는데, 몸이 시트에 깊이 눌러붙는 G-포스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롤러코스터의 급출발을 탄 느낌이랄까. 전에 타던 내연기관 스포츠카도 빠르다고 느꼈지만, 엔진음과 변속 충격 없이 조용하면서도 폭발적인 가속을 하니 그 체감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족족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전기 모터의 특성 덕분에, 도시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합류할 때나 추월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강한 출력 덕분에 항상 차에 여력이 남아있다는 느낌은 운전자로 하여금 큰 자신감을 심어준다.
고속 주행은 물론이고, 코너링과 제동 성능도 기대 이상이었다. 모델 Y 퍼포먼스는 일반 모델보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고 차고가 약간 낮게 세팅되어 있어서인지, 와인딩 도로나 램프 구간을 돌아나갈 때 차체가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편이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이 낮기 때문에 SUV임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의 롤(기울어짐)이 비교적 억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차량 무게 자체는 2톤이 넘다 보니 경쾌한 스포츠카처럼 민첩하게 쏠쏠 돌아나가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 정도 크기의 패밀리 SUV가 보여주는 코너링 성능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초기 진입 때 약간의 언더스티어 경향은 느껴지지만 금방 자세를 잡고, 타이어가 노면을 꽉 움켜쥐고 도는 느낌이라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실제로 한적한 교외 도로에서 조심스럽게 속도를 올려 커브를 돌아봤을 때, 생각보다 노면에 착 달라붙어 돌아나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차량의 균형 잡힌 섀시와 즉각적인 토크 배분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퍼포먼스 모델답게 제동 능력 또한 든든했다. 기본 모델보다 한층 커진 브레이크 디스크와 캘리퍼가 적용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급제동 시에도 차체를 꼬박꼬박 곧게 세워주는 느낌이었다. 시속 100km로 달리다가도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으면 차량은 빠르게 속도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 고속에서 반복해서 제동을 걸어도 쉽게 제동력이 떨어지거나 하는 페이드 현상 없이 일관된 제어가 가능했다. 고속 주행 뒤 긴 내리막을 내려올 때는 회생제동과 결합되어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밟지 않고도 속도를 관리할 수 있었는데, 덕분에 브레이크 과열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이러한 강력한 가속과 믿음직한 제동 성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보니, 퍼포먼스 주행뿐만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의 안전한 움직임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한 번은 앞차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바람에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 했는데, 차가 예상보다 짧은 거리 안에 속도를 줄여주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이 차의 뛰어난 성능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이따금 안전이 확보된 직선 도로에서 살짝 속도를 내어볼 때면, 속도계 숫자가 너무 빨리 올라가는 바람에 금세 마음을 접곤 한다. 그만큼 차의 성능은 일상 도로의 제한속도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넘치는데, 나는 그저 그 일부만 체험하며 만족하려 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더라도, 중속 영역에서 살짝만 힘줘도 차가 쏜살같이 반응하니 일상 주행에서의 여유도 남다르다. 예컨대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고 싶을 때 잠깐만 속도를 올려도 금세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여유로운 출력은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이전에 출력이 낮은 차를 몰 때는 추월이나 합류 시 “차가 버텨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모델 Y 퍼포먼스를 몰면서부터는 그런 불안이 사라졌다. 필요할 때 즉시 응답하는 파워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는 믿음은, 운전을 더욱 즐겁고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퍼포먼스 주행의 즐거움은 때때로 함께 탄 사람들과 공유하는 재미로도 이어졌다. 가까운 친구를 조수석에 태우고 “이 차 어때?” 하며 살짝 급가속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폭발적 가속감에 친구는 비명을 지르며 놀라워했다. 그는 “마치 제트코스터를 탄 줄 알았다”며 한동안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조용한 가족용 SUV처럼 보이는 차가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는 친구의 반응에, 운전자인 나까지도 흐뭇했다. 이런 순간들은 모델 Y 퍼포먼스 오너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일 것이다. 다만 강력한 성능인 만큼 항상 안전에 유의하며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함을 잊지 않고 있다. 차가 낼 수 있는 성능의 100% 중 나는 50%도 채 활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 **여유 있는 50%**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운전의 재미와 만족감은 충분하다.
유지비에 대한 생각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는 구매 가격이 높은 편인 차량이다. 처음 구매를 결심할 때 가격 부담을 많이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운용하면서의 유지비를 따져보니, 초기 구매비용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출이 적어져서 만족하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료비 절감이다. 이전에 타던 휘발유 차량은 한 달에 몇 번씩 주유해야 했고, 월간 기름값만 20만 원 이상 나가곤 했다. 하지만 모델 Y로 바꾸고 나서는 집Charging and occasional supercharger usage combined, my electricity bill increased by only about 7~8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비슷한 주행거리를 달렸음에도 연료비 지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전기 요금이 오를까 걱정했지만, 밤에 충전하는 경우 심야 전기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생각보다 경제적이었다. 게다가 회사나 쇼핑몰에서 종종 무료 충전 이벤트나 충전 요금 할인을 제공하기도 해서,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연료비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테슬라 공식 앱에서는 내가 충전으로 절약한 연료비를 계산해 보여주는데, 누적 금액을 볼 때마다 작은 뿌듯함이 느껴진다.
세금과 각종 혜택 면에서도 전기차의 이점이 드러났다. 일단 자동차세의 경우 배기량 기반이 아니라 차량 중량 등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전기차인 모델 Y의 세금은 이전에 내가 내던 2000cc급 SUV의 세금보다 저렴했다. 매년 내는 금액이 줄어드니 이런 부분에서도 장기적인 이득이 있다. 그리고 전기차는 정부에서 지정한 저공해 차량으로 분류되어 각종 공공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50% 할인되어 장거리 이동 시 통행료 비용이 절약되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나 공항 주차장에서 주차비 할인 혜택도 받았다. 실제로 지난달 시청에 볼일이 있어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는데, 전기차라 주차 요금의 50%를 감면받아 기분이 좋았다. 이러한 혜택들은 매번 큰 금액은 아니지만 쌓이면 상당한 절약이 된다. 무엇보다도 “친환경차를 타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과 함께 따라오는 혜택이라 더 반갑게 느껴졌다.
정비와 소모품 측면에서의 유지비도 전반적으로 낮았다. 내연기관 차와 달리 엔진오일을 교환할 필요가 없고, 복잡한 변속기나 타이밍벨트 같은 부품도 없다 보니 정기점검 때 교환하거나 수리할 항목이 매우 적었다. 1년에 한 번 정도 서비스센터를 찾아 기본 점검을 받았는데, 그때 교체한 건 에어컨 필터와 와이퍼 정도가 전부였다. 워셔액은 필요할 때마다 내가 채워넣었고, 브레이크액이나 배터리 쿨런트 등은 아직 교환 주기가 오지 않았다.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도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회생제동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실제 브레이크를 밟는 일이 줄어서 그런 듯했다. 서비스 직원 말로는 이런 식이면 수십천km를 주행해도 패드가 멀쩡할 거라고 한다. 다만 타이어 마모는 빠른 편이었다. 차 무게도 무겁고 출력이 높다 보니, 순정으로 장착된 퍼포먼스용 타이어가 약 2만 km 정도 주행 후 눈에 띄게 닳았다. 결국 안전을 위해 2만여 km 시점에 4짝 모두 새 타이어로 교체했는데, 이 부분이 그동안 들인 유지비 중 가장 큰 항목이었다. 그래도 이전에 스포츠 세단을 탈 때도 고성능 타이어 교체 비용은 비슷하게 들었어서, 납득은 가는 수준이었다. 그 외에는 별다른 고장이나 수리 비용이 들지 않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차량 성능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탈수록 이득”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초기 구매비용과 별도로, 보험료도 고려해야 할 유지비 중 하나였다. 차량 가격이 높다 보니 보험료도 약간 비싼 편으로 책정되었다. 첫 해에는 만 30대 초반 기준으로 종합보험료가 꽤 나와서 놀랐지만, 무사고로 1년을 보내니 다음 해 갱신 시에는 조금 내려갔다. 보험료는 차종보다는 차량 가액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크니, 어느 정도 감안해야 했던 부분이다. 그래도 연료비 절감과 정비 비용 감소로 세이브된 금액을 생각하면 전체적인 유지 비용은 합리적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5년, 10년 운용하면 내연기관 차에 비해 훨씬 경제적일 거란 확신이 생겼다. 실제로 테슬라에서 계산한 바에 따르면 5년간 주행하면 휘발유 차 대비 수백만 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고 하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벌써부터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으니 믿을 만하다고 느낀다.
종합 소감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직접 몰아보며 보낸 시간들은, 단순히 차를 한 대 새로 산 경험 이상의 의미 있는 변화였다. 이 차는 나의 발이 되어 준 이동 수단일 뿐 아니라, 하나의 생활 공간이자 첨단 기기로서 내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아침에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을 때면 아직도 약간의 설렘이 느껴지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이 차를 타고 있다는 만족감과 안도감이 밀려온다. 모델 Y 퍼포먼스는 운전자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편리함,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동시에 선사하는 매력적인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충전 계획을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가끔 느껴지는 단단한 승차감 등은 이 차만의 특징일 것이다. 하지만 그 특성들을 포함하고도 이 차량이 내게 가져다준 편익과 즐거움은 훨씬 크다. 오히려 전기차 생활에 익숙해진 지금은, 다시 예전의 내연기관 차량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환경을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느낀다. 한여름에 신호대기 중일 때 엔진열과 배기가스로 숨 막힐 일 없이, 조용히 에어컨 바람만 내뿜고 있는 내 차를 보면 작은 미래가 일상 속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 보면,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선택한 것은 나 자신에게 준 최고의 선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출퇴근길의 풍경이 달라지고, 주말 드라이브가 기다려지며, 자동차에 대한 관점도 많이 바뀌었다. 더 이상 자동차는 그저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 기계가 아니라, 이동하는 동안 내게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앞으로도 이 차와 함께 할 많은 날들이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더 똑똑해질 모습도 궁금하고, 새로운 장소로의 로드트립도 계획 중이다. 분명한 것은, 모델 Y 퍼포먼스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이란 점이다. 전기차를 타는 삶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부하고 매력적이며, 나는 그 감성 가득한 여정을 오늘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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