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자락, 긴 겨울이 물러간 자리로 봄이 살며시 스며들고 있었다.
햇살은 포근했고, 공기는 아직 서늘했다. 나뭇가지마다 연둣빛이 피어나던 그 주말, 나는 차박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처음으로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타고 ‘봄 차박’을 해보는 날이었다.
전기차로 차박이 가능할까?
배터리는 괜찮을까?
실내 공간은 충분할까?
나조차도 반신반의했지만, 한 가지 확신은 있었다.
테슬라라면, 무엇이든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하다는 것.
🌱 목적지는 충남 공주의 작은 캠핑장
서울에서 2시간 반 거리.
너무 멀지도 않고, 적당히 도심을 벗어난 풍경을 기대할 수 있는 곳.
도착한 캠핑장은 소규모였고, 예약 인원도 적어 조용했다.
내가 고른 자리는 나무와 나무 사이, 햇빛이 적당히 드는 자리였다.
봄바람이 나뭇잎을 건드릴 때마다 차 위로 그림자가 출렁였고, 그 아래에서 나는 차 안을 캠핑 양식으로 세팅했다.
🛏 모델 Y의 뒷좌석은 차박을 위한 최적의 조건
뒷좌석을 완전히 접고, 풀 플랫 매트를 깔았다.
트렁크 공간과 뒷좌석을 연결하면 약 190cm 길이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내 키가 180인데, 다리를 쭉 뻗고도 여유가 있었고, 천장 높이도 답답하지 않았다.
양옆엔 커튼 대신 블라인드를 달아 사생활도 확보했고, 앞쪽에는 담요를 걸어 작은 방처럼 꾸몄다.
실내조명은 은은했고, 파노라마 같은 루프로 하늘을 바라보면, 봄밤의 별빛이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 배터리와 히터는 걱정 없었다
전기차 차박의 가장 큰 고민은 배터리.
히터를 틀면 배터리가 빠르게 닳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테슬라는 달랐다.
캠핑 양식을 활성화하면 차는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공조 시스템을 끊김이 없이 작동시킨다.
밤새 8시간 정도 캠핑 양식을 켜두었고, 배터리 소모는 약 12%.
생각보다 훨씬 효율적이었고, 히터는 중간 세기로 틀었는데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물론 미리 충전을 90%까지 해둔 상태였고, 외부 온도는 6~8도 사이였기에 가능했던 효율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봄 차박에는 아무 걱정 없이 전기차도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 아침 햇살, 조용한 숲속에서 커피 한 잔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살짝 열자 상쾌한 공기가 밀려들었다.
차 안에는 빛이 부드럽게 퍼졌고, 아직 이슬이 남은 잔디 위에는 새소리가 아른거렸다.
포트에 물을 끓이고, 커피를 내렸다.
차 안에서 마시는 아침 커피는 그 어떤 카페보다 따뜻했다.
그 순간, 내가 원했던 ‘쉼’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싶었다.
주변에 사람은 거의 없었고, 고요한 시간 속에 테슬라의 실내는 하나의 독립된 공간이자 내 작은 우주였다.
이 차가 주는 정숙함과 안락함은 차박이라는 행위 자체를 훨씬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 여행에서 돌아오며 느낀 것들
복귀 길,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가까운 슈퍼차저를 찾아 충전했고, 30분 만에 80%까지 채워졌다.
그동안 근처 마트에서 간식도 사고, 세수도 하고 돌아오니 충전이 끝나 있었다.
충전 대기 시간조차도 일상의 한 장면처럼 녹아드는 느낌.
전기차와의 여행이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이번 차박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차박의 기준을 바꾸다
이 차는 단순히 ‘전기 SUV’가 아니다.
움직이는 캠핑 방이자, 하룻밤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온전한 공간이다.
빠른 가속과 고성능의 이미지를 넘어서,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동반자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준 이번 경험은, 앞으로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반복하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다.
테슬라로의 차박은 단지 ‘차에서 자는 것’이 아니다.
그건 전기와 공간, 기술과 감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여행의 방식이다.
그리고 봄은, 그 모든 것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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